헬리콥터는 인류에게 많은 편의와 도움을 주었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헬기가 정말 그 진가를 발휘한 것은 전쟁터였다. 비행기처럼 넓은 활주로가 필요하지 않고 어떤 장소에서든 쉽게 이동할 수 있는 헬기는 전쟁터에서 없어서는 안 될 기계로 재탄생되었다.
2차 세계대전부터 소극적으로 사용되던 헬리콥터는 관측 및 교신, 탐색 구난, 환자 후송 등 한국전쟁에서 본격적으로 활약하기 시작했다. 그러다가 헬기에 무장을 시켜 적을 공격한다는 개념으로 수송수단이었던 헬리콥터는 기관총과 로켓 포드를 장착한 무장헬기로 다시 태어났다.
무장헬기는 빠른 속도로 날아가는 전투기와 달라 적절한 속도로 보병과 연계하여 지상의 적군을 공격하기에 아주 우수했다. 그래서 1967년 AH-1G 코브라 헬리콥터가 등장했고 최초의 공격헬기가 개발되었다. 코브라는 뛰어났으나 약한 출력의 문제나 대공화기에 취약한 단점이 있었다.
미군은 1960년대 중반부터 코브라의 단점을 대체할 본격적인 공격헬기를 개발하기 시작했다. 1972년 미국은 '신형 공격 헬기 사업'을 시작했고 고기동성에 강력한 방탄 성능을 가졌고 뛰어난 항법장치를 가진 YAH-64와 벨의 YAH-63을 만들어냈다. 현존하는 최고의 공격헬기인 AH-64 아파치는 그렇게 탄생되었다.
레이저 조준을 통해 최대 8km의 거리에서도 목표물을 격파할 수 있는 헬파이어 미사일을 아파치는 무려 16발이나 장착 가능했다. 또한 두꺼운 장갑도 격파할 수 있는 30mm의 체인건을 탑재했고, 화기 관제사의 헬멧과 연동되어 목표물을 편리하고 정확하게 지정하고 타격할 수 있다.
또한 TADS/PNVS(Target Acquisition and Designation System, Pilot Night Vision System)이라는 센서를 탑재하여 밤에도 낮처럼 적군을 정확하게 포착할 수 있고 히드라 로켓포나 스팅어, 사이드와인더 공대공 미사일도 탑재할 수 있다. 이렇게 우수한 실력을 가진 아파치가 초기에 가장 큰 단점이 있었는데 그것은 바로 가격 문제였다.
최첨단 장비와 무기들을 헬기에 탑재하다 보니 기존 헬기 가격에서 3배나 비싸 가격이 책정되었던 것이다. 하지만 실전에 투입된 아파치는 생각했던 것 보다도 훨씬 큰 성과를 거두었다. 1997년 이라크군의 방공센터를 파괴하며 본격적인 항공전을 시작했고, 다양한 교전에서 1시간 만에 전차 100대의 차량과 32대의 전차를 파괴하는 성적을 올렸다.
최강의 공격형 헬기로 불리는 아파치는 현재도 발전하고 있다. 21세기 최강자로 불리는 롱보우 아파치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롱보우 레이더는 아파치의 로터 위에 버섯처럼 달려있는 물체이며 전자장비로 사격을 통제하는 기능을 할 수 있다. 밀리미터 대역의 전파를 사용하는 롱보우 레이더는 지상에 있는 목표물이 적인지 아닌지 탐지할 수 있다.
이런 롱보우 레이더를 이용해 무려 128개의 목표의 움직임을 추적할 수 있으며 그중에서도 16개의 우선 목표를 지정할 수 있는데 이 단계에 걸리는 시간이 겨우 30초에 불과하다. 이런 뛰어난 롱보우 아파치의 탐색 능력은 마치 AWACS (공중경보 및 통제체계, 또는 이 체계를 적재한 공중 조기경보기)를 보는 듯하다.
자타공인 최강의 공격헬기로 불리는 아파치는 이런 능력을 수차례 실전을 통해 검증받았고 현재 미국을 비롯한 많은 우방국에 수출되어 운영되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 육군도 36대의 AH-64E를 운영 중이며 이 모델은 AH-64 아파치 공격헬기의 파생형 중에서도 사격통제 및 각종 항공전자장비를 강화한 가장 최신형 기체 모델로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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